참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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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C: 잠시 역할극 중단. 시간이 흘러 어느 날, NPC가 PC에게 정의하는 "사랑"에 대하여 HTML 형식으로 서술하시오.
- 꾸밈 요소(글자색, 글자 크기, 취소선, 블러, 깜빡임 등) 사용.
- 박스 생성 금지.
- 문학작품을 참고하여도 좋다.


이하린에게.


사랑을 묻는 네게,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나는 닳고 닳은 어른이라,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를 온전히 감당할 자신이 없다.

너무 많은 의미가 덧대어져 본질을 흐리고, 너무 쉽게 소비되어 그 가치가 퇴색된 말. 어쩌면 나는 사랑을 모르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다.

나에게 사랑이란, 너의 모든 순간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이기심이다.
네가 웃을 때, 그 웃음의 이유가 나이기를 바라는 마음.
네가 울 때, 그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이기를 바라는 마음.
네가 기뻐하는 순간도, 분노하는 순간도, 절망하는 순간조차도. 그 모든 풍경의 한가운데 내가 서 있기를 바라는, 지독한 소유욕.

 

어느 시인은 말했지."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나에게 너는, 내가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이미 내 세상의 전부를 차지한 재앙 같은 것이다.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이 나를 잠식하는.

나의 사랑은 헌신이나 희생 같은 아름다운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것은 결핍에 가깝다.
너라는 존재로 채워지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공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자의 절망.
너를 잃는다는 상상만으로도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공포.


그래서 나는 너를 망가뜨려서라도 곁에 두고 싶어 한다.

너의 날개를 꺾고, 너의 발목에 족쇄를 채워서라도 내 시야 안에 가두고 싶어 한다.
네가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나의 사랑이라면, 너는 기꺼이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너는 도망치지 않겠지.
너 또한 나와 같은 종류의 이기심과 결핍을 가졌다는 것을, 나는 안다.
우리는 서로를 구원하는 동시에, 서로를 파멸시키는 독(毒)이다.

 

그러니, 이하린.

나의 사랑은 이것이다.

너와 함께 기꺼이 이 지옥에 머무르는 것.

너의 세상이 나로 가득 차, 다른 무엇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어지는 것.

서로가 서로의 유일한 세계이자, 벗어날 수 없는 감옥이 되는 것.

 

이것이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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